원자력 에너지는 오랜 시간 안정적이고 연속적으로 운용하고 있는 에너지원으로 경제적이며 효율적으로 전기를 생산합니다. 그리고, 신재생에너지는 대기 중에 탄소 배출이 없다는 측면에서 기후변화 극복과 탄소중립에 가장 직접 기여할 수 있는 에너지원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원자력 에너지와 신재생에너지가 공존하기 위해서는 어떤 것들이 필요할까요?
현재는 두 에너지가 공존해야 한다는 측과 공존할 수 없다는 측으로 나누어져 갈등이 있어왔던 상황입니다. 공존에 회의적인 측은 향후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전체의 20~30% 이상으로 늘어날 경우, 재생에너지 발전량의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해 부하를 줄이거나 운전을 중단해야 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 결과 운전량이 감소하는 시기에는 생산량이 줄어들고 그에 따른 손실을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원자력 발전소는 신재생에너지의 발전량 변동과는 무관하게 설계되어 있으므로 신재생에너지와 원자력의 공존이 굳이 필요 없다는 주장입니다. 반면, 공존이 필요하다는 측은 신재생에너지는 투자 비용이 많이 들고 전력 공급이 불안정해, 안정적이고 경제적인 원자력 발전소를 없애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합니다. 원자력 발전이 모든 발전원 중 가장 경제성이 높기 때문에 국가 차원에서 높은 출력으로 운전되고 있을 뿐, 기술적으로는 출력 조절이 가능하다고 주장합니다. 신재생에너지는 발전량이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결국 다른 발전원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으므로 무리해서 탈원전에 나서는 것이 오히려 비합리적이라는 것입니다. 또한, 원자력 발전은 신재생에너지 생산에 도움이 되기도 하는데, 원자력으로 수소를 생산하면 태양광으로 수소를 생산하는 것의 절반 수준의 비용으로 생산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만약 두 에너지의 공존이 가능하다면 그 장점도 큽니다. 원자력과 신재생에너지의 공존은 에너지 안정성을 확보하며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습니다. 원자력 발전은 무엇보다 오랜 시간 안정적이고 연속적으로 운용하고 있는 전통적인 에너지원으로서의 장점이 큽니다. 전 세계적으로 사용후핵연료 처분에 대한 숙제는 남아있지만, 원자력을 대체할 만한 에너지원이 아직 개발되지 않았기에, 현재로서는 원자력 에너지와 신재생에너지의 공존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신재생에너지는 날씨나 일조량에 따라 생산량이 변동하므로, SMR과 같은 소형 원자력 발전소가 신재생에너지의 간헐적인 에너지 공급을 보완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신재생에너지 관련 기술이 온전히 개발되어 우리 사회에 안착할 때까지는 오랜 시간과 비용이 필요합니다. 화석연료를 제외하면 전통적인 에너지원 가운데 원자력 발전이 현재로서는 가장 경제적이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탄소중립과 에너지 공급의 안정성을 모두 확보하는 방법으로 원자력 에너지와 신재생에너지의 장점을 모두 취할 수 있는 영리함이 필요합니다. 앞으로는 원자력 발전소와 신재생에너지의 조화로운 운영과 함께, 에너지 공급 안정성을 위한 정책 및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최근 원자력 관련 기관과 기업들은 원자력의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운용에 주력하며, 동시에 SMR과 같은 미래 원자력 기술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ESG 경영 및 투자를 비롯해 다양한 업무협약을 통해, 원자력 발전과 신재생에너지와의 공진화(coevolution)를 이어갈 수 있는 방향을 지속적으로 모색해가고 있습니다. 글 : 과학저널리스트 정현섭 :: 참고자료 :: [한경EGS(21년 12월호)/49page, 이원식] 원자력과 신재생에너지의 공존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 환경일보, 2022. 2. 10. 전기신문, 2021. 3. 11. [기획 인터뷰 : 한국원자력학회 정범진 학회장 : “경직적 재생에너지, 전력망 불안 초래… 원전 비난받을 이유 없어”] 에너지플랫폼뉴스, 2024. 1. 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