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이 원자력 발전으로 복귀를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EU)은 총 27개 회원국에서 150개 이상의 원자로를 가동하고 있습니다. 생산하는 에너지의 약 4분의 1이 원자력으로 알려질 만큼 비중이 높습니다. 그리고 현재 운영 중인 원자로 중 1/3이 2025년에 수명 주기가 끝나가고 있어 에너지원의 미래에 대한 결정이 시급한 상황인데요. 이러한 상황에서 유럽이 원전으로 복귀를 추진하고 있어 주목되고 있습니다.
EU 일부 회원국, 원자력 에너지 정상회의서 원전 개방 서명에 동참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2024년 3월 벨기에 브뤼셀에서 원자력 에너지 정상회의를 개최했습니다. 이 정상회의에는 EU 회원국 14개와 미국, 중국, 사우디아라비아 등을 포함한 35개 국가가 참석했는데요. 회의에서는 화석 연료 사용을 줄이면서도 에너지 안보를 강화할 수 있는 방법으로 원자력의 역할을 강조했습니다. 이 정상회담에서는 특히 유럽국가들의 행보가 주목되었습니다. 벨기에, 불가리아, 크로아티아, 체코, 핀란드, 프랑스, 헝가리, 이탈리아, 네덜란드, 폴란드, 스웨덴은 원자력 발전에 대해 완전 개방하고 기존 원자로의 수명 연장을 지원하기 위한 자금 조달 조건을 활성화할 것을 촉구하는 선언문에 서명했습니다. 원자력 발전의 탈탄소화 가능성과 저렴한 전기 공급이 그 이유입니다.
이 회의는 지난해 12월 두바이에서 열린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28)에서 원자력 에너지를 확대하기로 결정한 것에 따른 것입니다. COP28에서는 원자력 발전을 현재보다 3배 확대한다는 선언문이 채택되었습니다. 파티흐 비롤(Fatih Birol)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원자력의 지원 없이는 기후 목표를 제때 달성할 수 없습니다."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EU 원전 복귀, 반대 목소리도 여전
그린피스 등 환경 운동단체와 반핵을 표방하는 유럽 국가들이 행사에 불참하면서 원자력 에너지 논쟁은 계속해서 유럽을 분열시키고 있습니다. 포르투갈, 덴마크, 오스트리아를 포함한 다른 EU 회원국들은 2022년 EU가 원자력 에너지를 녹색분류체계(Green Taxonomy)로 분류한 것은 '그린워싱'이라고 주장하며, 원자력 발전에 부정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원자력 발전을 폐지한 대표적인 유럽 국가로는 독일이 있습니다.
독일은 2002년 신규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막는 법을 통과시켰고 기존의 모든 원자로도 미래에 폐쇄를 계획했습니다. 독일은 저탄소 에너지 공급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에너지 부족을 막기 위해 불가피하게 원자력 발전소를 운영했지만, 2023년 4월 운영 중이던 원자로 3기를 공식 폐쇄하였습니다. 이로써 독일은 이탈리아, 리투아니아와 함께 원자로를 가동한 후 발전용 원자력을 완전히 단계적으로 폐지한 3개국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한편, 1990년 마지막 원자로를 폐쇄하면서, 세계 최초의 '탈원전' 국가로 주목받았던 이탈리아는 다시 원자력 발전으로 복귀했습니다. 변곡점이 된 것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이었습니다. 이탈리아는 에너지 수급의 안정성을 위해 원자력 발전을 재도입하며, 기존의 에너지 정책을 수정하게 되었습니다.
유럽연합의 원자력 발전 복귀는 단순한 에너지 공급을 넘어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고, 탄소 배출을 줄이며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기술 발전과 안전성 강화, 그리고 지속적인 환경 보호 노력을 통해 원자력 에너지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유럽 국가들의 원자력 발전을 둘러싼 논쟁이 여전히 뜨거운 상황에서 유럽의 원자력 정책이 어떻게 진화할지, 그리고 그것이 전 세계 에너지 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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