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최초의 LEED 플래티넘 인증 학술 건물 41 쿠퍼스퀘어(Cooper Square)
세계의 녹색 건축 ⑤
세계의 녹색 건축 ⑤
LEED(Leadership in Energy and Environmental Design) 인증제를 아세요? LEED는 미국녹색건축위원회(USGBC: U.S.Green Building Counccil)가 주관하는 친환경 건축물 인증제도입니다. 10가지 가까운 까다로운 평가항목을 채점해서 받은 점수에 따라서 인증, 실버, 골드, 플래티넘 등급을 부여합니다. 플래티넘 인증을 받으면 그야말로 세계 최고 친환경 건축물이라고 자랑할 만합니다.

LEED에서 최고 등급인 플래티넘 등급을 획득한 건축물 중 하나가 뉴욕 맨해튼 다운타운에 위치한 ‘41 쿠퍼스퀘어(Cooper Square)’입니다. 41 쿠퍼 스퀘어는 뉴욕 최고의 명문 사립 대학인 ‘쿠퍼 유니언’ 공과대학의 건물입니다. 1859년 프랑스의 에콜 폴리테크니크를 본따 설립된 유서깊은 대학이지요. 이 건물은 뉴욕에서 LEED 플래티넘 등급을 받은 최초의 학술 건물로 유명합니다.
외관부터 범상치 않은 이 건물은 건축계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프리츠커 상을 수상한 건축가 ‘톰 마인’과 그의 회사 ‘모포시스’에서 설계했습니다. 이들은 ‘예술, 건축 및 공학 분야의 선진적이고 혁신적인 교육 중심지로 가치와 열망을 반영하는 상징적인 건축물을 만들겠다’는 학교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합니다.
41 쿠퍼스퀘어는 2년간의 설계 기간을 거친 후 2006년 11월 13일에 건설을 시작하고 약 3년 만인 2009년 9월 15일에 완공했습니다. 16,258m² 넓이의 공간 내부에는 전시실, 강당, 휴게실 및 다목적 공간, 판매 공간을 갖춘 학술 및 연구동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41 쿠퍼스퀘어의 모형 단면도. 건물 한가운데를 파고든 듯한 공간이 인상적입니다. 이 공간은 채광과 환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 Morphosis
이 건물은 이중으로 감싼 외벽과 높은 자연 채광으로 여름에는 시원하게, 겨울에는 따뜻한 온도를 자연스럽게 유지해 줍니다. 외피는 구멍이 뚫린 스테인리스 스틸 피부를 가지고 있는데요. 일반 건물보다 무려 40% 가량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고 합니다. 또 건물 공간 75%를 자연 채광으로 채우는 것도 에너지 절감에 큰 몫을 하고 있죠.

41 쿠퍼스퀘어의 환기 시스템. 건물의 공조시스템은 냉난방 비용을 줄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 Morphosis
옥상에는 식물을 심어서 다양한 효과를 얻고 있습니다. 옥상에 식물을 조성하면 아름다운 경관을 조성하면서 학생들에게 좋은 휴식공간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환경적으로 옥상 식물들은 도심 열섬현상(일반적 다른 지역보다 도심지의 온도가 높게 나타나는 현상)을 완화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건물 내부와 외부의 기온차가 심한 겨울과 여름철에는 단열작용까지 겸해 에너지 절약 효과도 있습니다. 또한 빗물 재사용, 열병합 발전 시설까지 갖추고 있어 물과 에너지를 아끼는 데 앞장서고 있는 건물입니다.

옥상의 식물 정원. 그리 넓은 면적은 아니지만 공간을 효율적으로 설계해서 단열효과를 높였습니다. © MNLA

옥상 식물 정원의 설계도. 식물들이 건물을 빙 둘러서 외부 환경과 차단하는 방파제 역할을 합니다. © MNLA
이 멋진 건물에서 가장 눈여겨 볼 곳은 바로 ‘수직광장’입니다. 9층 높이 건물을 수직으로 관통하는 이 광장은 건물 안에서 우연히 마주치는 학생들에게서 수많은 시너지가 일어날 것이라는 믿음 속에서 만들어졌습니다. 계단과 엘리베이터가 있어 이동을 하는 장치인 듯 느껴지지만 오히려 머물 수 있는 공간이 되도록 설계됐습니다.

위에서 내려다 본 수직광장 © Morphosis

아래에서 올려다 본 수직광장. 상부 채광창에서 빛이 아래로 부드럽게 퍼집니다. © Morphosis
폭 6m짜리 계단을 1층에서 4층까지 연결하고, 5층에서 9층까지는 스카이로비와 학생 라운지, 세미나실, 락커 등 학생들이 자주 이용하는 편의시설을 배치했습니다.

기술이 사람을 배려하는 미래를 그려내는 듯한 공간, 적은 에너지로 큰 기술을 실현하는 교육의 장인 41 쿠퍼스퀘어, 한 번쯤 그곳에 가서 공부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하는 곳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