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세계일주 ⑦ 환경오염을 극복한 친환경 도시, 일본 기타큐슈
기타큐슈(北九州市)는 일본 규슈의 최북단에 있는 도시입니다. 간몬 해협과 접하는 교통의 요충지로 내륙 지역에서 생산한 석탄을 수출하며 성장했습니다. 메이지 시대에는 일본 최초의 제철소가 건설되기도 했죠. 이처럼 제철을 중심으로 중화학공업이 발달하면서 1960년대에는 일본의 4대 공업 지역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기타큐슈의 성장은 일본 경제를 견인했지만 어두운 그림자를 남겼습니다. 대규모 공장에서 배출한 대기오염 물질로 일본 최초의 스모그 경보 발령지역이 되었고, 수질 오염도 심각했습니다. 공장의 폐수가 도카이(洞海)만으로 흘러가 도카이만 인근의 해양 생태계는 완전히 파괴되어 죽음의 바다로 불렸습니다.

기타큐슈 도시 전경 Ⓒgoogle
친환경 기술을 관광자원으로
한때 환경오염 도시로 악명을 떨치던 기타큐슈의 현재 모습은 과거와 많이 달라져 있습니다. 이제는 ‘친환경 산업’과 ‘관광’ 중심의 도시로 탈바꿈한 상태이지요. 생태 도시로 성공적인 변신을 한 기타큐슈로 함께 여행을 떠나볼까요?
기타큐슈로 가는 직항 비행편은 코로나19로 잠시 휴항한 상태입니다. 대신 후쿠오카에서 열차를 이용하거나 버스를 이용해서 갈 수 있습니다. 가장 오래 걸리는 버스를 타도 1시간 30분이며 도착할 정도로 가까운 거리입니다. 신칸센을 이용하면 15분 만에 기타큐슈 고쿠라역에 도착합니다. 고쿠라역은 가운데가 뚫려있는 형태인데요, 중심 부분에는 놀이동산에서 볼 수 있을 법한 모노레일이 다니고 있습니다. 모노레일은 기타큐슈의 도시 교통과 환경 오염, 협소한 고쿠라역의 주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설계되었습니다. 모노레일을 타고 북서쪽으로 이동하면 기타큐슈 에코타운에 도착합니다.

기타큐슈 코쿠라역 Ⓒgoogle
에코타운은 기타큐슈에서 추진하고 있는 친환경 사업을 소개하는 홍보센터와 실증연구 기관, 친환경 산업 단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홍보센터에서는 영상과 전시 자료를 통해 쓰레기가 공장에서 자원으로 다시 태어나는 과정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하면 재활용 공장과 재생에너지 시설을 직접 방문할 수도 있는데요, 자동차와 TV를 직접 해체하는 과정이나 거대한 풍력 발전기를 바로 눈앞에서 보는 경험을 제공하여 관람객이 에너지-자원 선순환의 중요성을 체감할 수 있도록 알리고 있습니다. 매년 7월에는 에코타운 센터가 주최하는 축제도 열립니다. 축제를 찾은 가족 단위 관광객과 학생들은 다양한 환경 관련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에코타운센터를 방문하면 리사이클 공장에서 자동차를 한 대를 완전히 해체하여 자원을 회수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kitaq-ecotown
에코타운에 입점한 기업들은 자동차, 가전, 페트병 등을 재활용하여 자원화하는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기타큐슈시는 산·학·관의 업무 제휴로 자원화 인프라를 구축하고 보조금을 지급하며 기업 유치를 하였는데요, 이렇게 입점한 기업들은 에코타운 내 실증 연구 시설의 도움도 받을 수 있습니다. 후쿠오카대학과 큐슈공업대학 등 실증 연구 센터에서는 원료와 소재, 재활용 제품에 대한 연구를 진행합니다. 일본의 대표적인 기업인 소니가 기타큐슈의 리사이클 업체를 통해 희소금속을 확보할 만큼 산업 폐기물의 리사이클 산업은 기타큐슈 경제의 중심축이 되었습니다.
친환경 도시를 위한 노력
에코타운을 나와 북쪽으로 이동하면 아름다운 도카이(洞海)만의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한때 쓰레기 매립장으로 사용되었던 해안가에는 아름다운 산책로가 조성되어있는데요, 바닷길을 따라 걷다 보면 줄지어 설치된 풍력 발전기와 푸른 바다를 만날 수 있습니다. 푸른 바다를 다시 볼 수 있게 된 것은 기타큐슈 시민들의 자발적인 환경 운동 덕분입니다. 1960년대 도카이만은 생활 폐수와 공업 폐수로 인해 용존산소량이 0mg/ℓ이었던 죽음의 바다였습니다. 심각한 오염으로 학교가 폐교되는 상황이 되자 시민들은 오염 실태를 알리고 대책을 요구했습니다. 기타큐슈시와 기업들은 대기오염방지연락협의회를 설치하여 오염을 감시하고, 다양한 오염방지 정책을 펼쳤습니다. 버려졌던 도시의 공간은 완충녹지와 생태 공원이 되었고, 기업들은 공장 부지의 10%를 녹지로 바꾸는 결단을 단행하였습니다. 그 결과 기타큐슈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간한 환경 백서에 생태 도시로 소개될 정도로 친환경 도시로 성장하였습니다.

현재 도카이만은 100여 종이 넘는 어패류가 서식하고 철새들이 날아드는 곳이 되었습니다. Ⓒgoogle earth 스트리트뷰
기타큐슈를 다니다 보면 친환경 도시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기타큐슈시는 환경국에 재생에너지 도입추진과와 환경혁신과 등을 신설하였습니다. 도시를 치우고 쓰레기를 모으는 청소차와 공용 차량을 친환경 차량으로 교체했고, 가로등을 LED로 교체하는 사업도 진행했습니다. 주택과 건물의 효율적인 에너지 이용을 촉진하기 위해 보조금도 지급했는데요, 그 결과 기타큐슈 대다수 주택과 건물의 지붕마다 태양광 발전 설비가 설치되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2019년 일본 건축학회 대상을 수상한 기타큐슈 대학의 건물은 대표적인 친환경 빌딩으로 손꼽힙니다. 국제환경공학부 건물의 옥상에는 외부 공기를 들여보내는 자연 환기 시스템과 태양광 발전 설비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건물은 설계단계부터 자연채광을 극대화 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고, 빗물과 오수를 여과하여 중수도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설계된 기타큐슈 대학 Ⓒ일본 건축학회 수상 자료집
기타큐슈의 환경 박물관도 친환경 건물 중 하나입니다. 세계적인 환경 도시를 목표로 하는 기타큐슈는 환경 학습과 교류의 장으로 환경 박물관을 활용하고 있는데요, 외벽은 담쟁이 넝쿨로 덮여있고 옥상은 태양광 발전 설비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빗물은 모아 재사용하고 있으며 박물관 내부의 전력과 화장실 오수는 자체적으로 조달, 해결하고 있습니다. 환경 박물관의 각기 다른 6개의 테마관에서는 멀게만 느껴지는 환경 오염의 심각성과 최신 환경 관련 기술을 한눈에 이해하고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됩니다.

환경 박물관을 찾은 관광객들과 시민들은 자원순환형 건물을 직접 체험할 수 있습니다. Ⓒgoogle
단순히 환경오염을 극복한 도시를 벗어나 저탄소 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는 기타큐슈의 미래가 궁금해집니다.
* 참고자료
일본 환경모델도시의 계획적 특성과 추진성과에 대한 고찰_토지주택연구원
공해도시에서 친환경 도시로 탈바꿈한 기타큐슈_그린포스트 6호
환경수도 키타큐슈시_키타큐슈시 환경수도연구회
기타큐슈시
2019년 일본 건축 학회 대상 수상 실적 자료
기타큐슈 에코타운
쿠알라룸푸르와 일본 키타큐슈 간 모노레일 시스템 비교 분석COMPARATIVE ANALYSIS OF MONORAIL SYSTEM BETWEEN KUALA LUMPUR MALAYSIA AND KITAKYUSHU JAPAN
기타큐슈 환경 박물관
키타큐슈시 공해극복 노력
잿빛 매연 가득했던 공해 도시를 ‘에코타운’으로
일본 환경모델도시의 계획적 특성과 추진성과에 대한 고찰_토지주택연구원
공해도시에서 친환경 도시로 탈바꿈한 기타큐슈_그린포스트 6호
환경수도 키타큐슈시_키타큐슈시 환경수도연구회
기타큐슈시
2019년 일본 건축 학회 대상 수상 실적 자료
기타큐슈 에코타운
쿠알라룸푸르와 일본 키타큐슈 간 모노레일 시스템 비교 분석COMPARATIVE ANALYSIS OF MONORAIL SYSTEM BETWEEN KUALA LUMPUR MALAYSIA AND KITAKYUSHU JAPAN
기타큐슈 환경 박물관
키타큐슈시 공해극복 노력
잿빛 매연 가득했던 공해 도시를 ‘에코타운’으로